일상 다반사

맨발걷기, 어싱(Earthing) - 지구와 연결되기 체험

다함이 없는 등 2023. 10. 3. 11:57

요가 지도자가 누군가에게는 자격증 하나 취득하여 바로 가지게 되는 직업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아니었습니다.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려하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기까지,

그리고 쥐고 있던 것을 놓고 새로운 길에 들어서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요.

긴 시간에 걸쳐 아주 꾸준히 조금씩 방향을 틀어 결국은 완전히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경제적인 변화, 일상의 시간을 사용하는 변화 등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큰 변화들을 많이 맞이하고 있네요.

그 중 하나가 내가 완전히 분리된 개인이 아니며 세상을 움직이는 어떤 힘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사이비 같나요? ㅎㅎㅎ

저도 한때는 R&D, 과학기술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절대 믿지 않았습니다.

 

 

어싱, 맨발걷기 - 흙의 촉감이 찌릿찌릿 간질간질 합니다.

 

 

맨발걷기의 첫경험

최근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지만 필요한줄 몰랐던 것들에 대해 문득 필요성을 깨닫게 되는가 하면, 그러고나서 곧바로 주변에서 그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맨발걷기(어싱, Earthing)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자연에 파묻혀 지내고 싶다는 바람이 요즘 문득 드는데, 현실적으로 당장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도 맨발걷기 정도는 어디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생각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동네를 산책하던 중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바로 집 옆에서요!

참 희한하지요.

이런 비슷한 경험이 최근에 저에게 자주 일어납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던데, 저는 아직 이러한 에너지의 작용을 뭐라 불러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아직 모르는 차원에서 작용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바로 신발 벗고 뛰어들고 싶었지만 다소 내향적인 저는..😅 일단 후퇴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발을 닦을 휴지를 챙겨 다시 어싱 장소를 찾았습니다.

 

처음 맨발로 흙길을 내딛었을 때 느껴지는 느낌 : 아얏! 

 

신발과 양말에 너무 보호받아온 약한 제 발바닥은 잘 골라진 땅임에도 바로 자극을 느낍니다.

어기적 어기적 몇걸음 걷다보니, 보따리를 든 한 아주머니께서 말을 거십니다.

"따뜻한 고구마 좀 먹고 가요!"

 

 

 

처음 들른 맨발걷기 길에서 고구마까지 얻어 드시는 중

 

 

함께 걷는 사람들

앞에 썼듯 저는 내향적인 인간입니다. 

한번에 네! 하고 얻어 먹을 철판이 못되기에 슬금슬금 시선을 피해 한바퀴 돌고 왔는데, 보따리가 땅에 풀어져 있고 사람들이 둘러서서 고구마를 드시고 계시네요.

 

다른 아주머니께서 한번 더 저희를 불러 잡아 고구마를 쥐어주신 다음에야 슬그머니 옆에 서서 먹었습니다.

'이게 뭐지? 집 앞 산책나왔는데 왜 여기서 고구마를 먹게 되는거지?'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고구마를 쥐고 먹는데 아직 따뜻한 온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저씨 한분이 매일 이 길을 조금씩 닦아오셨다고 합니다.

거친 돌을 골라내고, 흙과 모래를 깔아놓으면서요. 

그렇게 주민들이 한분 두분 모여 닦아진 이 길을 맨발로 걷기 시작했고, 여기 모인 분들은 이제 매일 아침에 만나는 사이인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고구마를 먹고 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여전히 발바닥이 좀 아프긴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매끈하게 다져져 찹찹한 기운이 느껴지는 흙길도 있고, 아직 포슬포슬하여 포근한 느낌이 드는 흙길도 있었습니다.

지구와 연결된다는 의미를 가진 어싱(Earthing)에는 자연적인 자기(자성)에 노출되어 항산화, 면역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 모양입니다.

연구 결과로 증빙되지 않은 그런 구체적 효과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발바닥이 시원해지니 육체 전체가 편안해지는 것은 확실히 느끼겠네요.

그리고,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한 찌릿찌릿 간질간질 포근포근 뭐 등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다양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녹찻물에 말은 밥과 보리굴비로 아침 식사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몇시간이 지난 지금도 발에 그 촉감이 남아있는 듯 합니다.

곧 날씨가 더 추워지면 발이 시려 맨발걷기가 어려울 듯하니, 당분간 부지런히 그 어싱 길에 나가보려고 합니다.

 

같이 걸으시던 한 아주머니께서 저와 남편을 보고는 "젊은 사람들도 이렇게 나와서 맨발로 걸으니 얼마나 좋아." 하고 지나가셨던게 생각나네요. 실제로 거의 어머니 아버지 뻘 되는 분들밖에 없었습니다.

제 취향이 다소 늙은(?) 취향인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매일 부지런히 길을 닦으시는 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저도 수련과 수행의 목적이 결국은 나와 연결된 모두에게 그 효용과 가치를 나누는 것에 있음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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