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야기

하타요가를 수련하는, 수련하려는 분들께

다함이 없는 등 2023. 7. 26. 22:27

하타요가 수련자인 저는 만다라를 그리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쉬탕가 요가처럼 너무 정해진대로 진행되는 시퀀스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이완만 하거나 운동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적당히 도전적이고 개운한, 게다가 뭔가 전통적이라는 느낌까지 있는 하타요가를 선택하여 수련했습니다.

 

요가에 빠진 동안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고질적인 승모근 통증이 사라졌고 살짝 뒤로 빠진 엉덩이도 앞으로 밀어낼 수 있게 되면서 요통이 줄었어요. 그래서 이 좋은 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고, 자격등을 취득하고 수업도 진행하게 됐지요.

 

하타요가를 수련하는 동안 몸은 한결 가벼워졌고 마음도 예전보다는 훨씬 편안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그 이상의 뭔가를 갈망하고 있음을 스스로 느꼈어요. 이건 아사나를 아무리 잘하게 되어도, 한주훈 선생님을 찾아가서 오래 수련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 내 삶이 요가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야 하는구나. 삶이 요가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매일 아사나를 몇 시간씩 수련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가 먹는 것, 생각하는 것, 믿는 것들이 모두 수행으로써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요가의 목표인 내 안에 있는 우주와의 합치, 합일을 이루기 위해서요. 이것은 아사나를 통해 호흡이 조절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과는 아주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마치 깊은 아사나를 하면 자연스럽게 의식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것처럼 지도를 하는 분들이 계시고, 듣는 수련생 입장에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저는 이제 그것이 완전히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압니다.

 

현재 '하타요가'라고 하면 매우 강한 후굴을 하는 요가, 어려운 자세가 많은 요가의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수련이 하고 싶어 하타요가를 선택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해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따라주어 부상없이 할 수만 있다면 재미있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좀 더 편안한 수련을 하고 싶고 내면에 집중해보고 싶은 분들도 하타요가를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저와 수련을 하시는 분들께 아래와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이건 감히 어떤 충고나 조언이 아니라 요가 수련자로써 생각을 공유하려 적은 글입니다. 저 또한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수련자 중 한명일뿐이기에...

 

 

첫째, 내면의 감각에 집중하세요.

요가를 하다 보면 '완성된 아사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흔히 '완성된 아사나'는 책에 나오거나 선생님들이 완성 단계라고 하는 것들이지요. 노력해도 완성 자세를 못 만들거나, 어제는 만들었는데 오늘은 안 되는 경우 몸에 대한 원망과 좌절감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제 요가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할 때도 어떤 정확한 정렬, 완성된 아사나의 각도를 만들어 드리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몸의 감각을 잘 살필 수 있고 내 마음이 편안한 수련을 할 수 있는지, 더 깊게 들어가도 되는 때는 어떤 때인지 등을 알려드리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둘째, 강사의 안내를 무조건 따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초급자라면 당연히 처음에는 강사의 안내를 따라 수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사나와 호흡 조절의 감각을 익히게 되면 자신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수련하실 필요도 있습니다. 강사는 본인이 아니기에 본인의 몸, 그날의 마음 상태, 경험 등에 대해 완전히 알지 못해요. 요가는 정해진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살피고 생각하는 수련이기에, 단순히 수업에 참여하여 시키는 대로 하다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자신만의 수련법을 탐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정신 놓고 강사의 큐잉에 따라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힐링이 되고 편할 때도 있긴 해요.)

 

 

셋째, 본인의 고유함을 받아들이세요.

우리 개개인은 모두 엄청나게 고유한 존재로 외모, 체형, 습관, 생각, 가치관, 경험 등이 나와 모두 똑같은 사람은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저 또한 제 체형의 고유함, 제 생각의 고유함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 사람은 되는데, 나는 왜 안될까? 저 사람은 안 그런데, 내가 이상한 건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또 할 말이 많은데, 너무 지루해지니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

 

 

요가를 오래 해도 의외로 이러한 생각을 나눌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 

이 글이 하타요가를 하는 분, 그리고 한번 해볼까? 해서 인연이 닿아 제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그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수련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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