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야기

요가의 8단계 중 3~8단계, 아사나/프라나야마/프라티아하라/다라나/디야나/사마디

다함이 없는 등 2023. 6. 23. 14:18

지난 포스팅에서 요가의 8단계 중 1,2단계에 해당하는 야마와 니야마에 대해 다루었는데요. 나머지 다섯 단계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론적인 부분을 다루는 만큼 포스팅이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저는 글을 쓰면서 차분히 다시 한번 요가의 기본을 돌아보게 되어서 나름 재미가 있네요. ^^

 

포스팅을 쓰며 떠오른 영감으로 그린 만다라 일러스트 - 합치

 

 

요가의 8단계

3. 아사나(Asana)

요가의 8단계 중 3번째 단계는 '요가 자세'입니다. 흔히 우리가 일생 생활에서 '나 요가해.'라고 이야기하면 아사나를 행한다는 의미이죠.  균형 잡힌 아사나는 정신적은 평정을 가져다주고 마음의 변덕스러움을 자제하게 해 줍니다. 아사나는 육체의 모든 근육과 신경, 분비선을 운동시키기 위해 수세기 동안 발전해 온 과학적인 움직임입니다. 근육을 굳지 않게 하여 강하고 탄력 있는 신체를 보장해 주고 피로를 없애주며 신경을 진정시키지요. 하지만 아사나의 실질적은 중요성은 육체를 맑게 하여 마음이 닦아지는 데 있습니다. 

아사나는 매우 매력적이며 중독성이 있습니다. 저 또한 매일 아사나를 행하지 않으면 몸이 무겁고 힘들어요. 하지만 요가 수행자들은 아사나의 목적이 무엇인지 항상 잘 생각해야 합니다. 무용수나 곡예사들은 요가 수행자보다 훨씬 뛰어난 유연성과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가 수행자의 목적지가 무용수나 곡예사처럼 훌륭한 자세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요. 육체를 조절하는 데는 너무나 능숙하고 아사나의 실력 또한 비할 곳 없이 뛰어나지만 마음과 지성, 자아를 다루는 데 부족한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 수련의 방향이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어요.

아사나는 몸을 정화하고 건강하게 하여, 몸이 정신적 해탈을 위한 좋은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4. 프라나야마(Pranayama)

호흡, 호흡법, 호흡의 길이와 그것의 조절을 의미합니다. 저의 요가 선생님께서 "요가 수행자가 얼마나 수행을 했는지는 그 사람이 호흡을 한 수로 평가된다."는 말을 하셨는데, 같은 이야기가 디피카에도 적혀있네요. 올바른 호흡은 호흡기를 튼튼히 하고, 신경 조직을 안정되게 하고, 갈망을 줄여 줍니다. 욕망과 갈망이 감소될 때 마음은 자유롭게 되고, 집중하기에 적합한 도구가 된다고 하네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쉬지 않고 호흡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대충 이어가게 되는 순간이 많죠. 우리의 감정이 흥분했을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호흡이 가빠지거나 자신도 모르게 호흡을 충분히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호흡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마음 또한 혼란해지고, 걱정 근심이 생기며, 주변에 항상 동요되게 됩니다. 

요가의 목적인 마음의 통제를 위해서 요가 수행자는 프라나야마를 통해 호흡을 숙달시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5. 프라티아하라(Pratyahara)

욕망, 감정, 감각 등 외부적인 요소들의 지배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뭔가 느낌 상 요가의 1~4단계는 준비와 수련의 단계였다면 이 단계부터는 실질적인 몸과 마음의 통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되네요. (하지만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라 확실히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 이 단계에 도달하면, 수행자는 자기 자신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음이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슬퍼하고, 어떤 것에 대해 불쾌해한다면 거기에는 속박이 따르게 됩니다. 요가 수행자는 욕망의 외부적인 목표를 따르기보다는 감각 기능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여 욕망에서 벗어나고, 평온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6. 다라나(Dharana)

집중 통일 행법을 의미합니다. 육체는 아사나에 의해 단련되고, 마음은 프라나마야로 가다듬어지고, 모든 감각 기능이 프라티아하라 아래 통제될 때, 수행자는 다라나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캬,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안정된 마음으로 한 가지 일이나, 본인이 열중하고 있는 있는 일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단계를 해탈에 이르기 위해 다른 어떤 것들에 마음을 내지 않고 오로지 가고자 하는 길에만 집중하며, 생활 전체를 그것을 위해 쓰는 것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일상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과제는 아니겠어요.

 

 

7. 디아나(Dhyana)

명상 단계입니다. 물이 담긴 용기에 따라 물의 형태가 정해지는 것처럼, 사물을 깊이 생각할 때의 마음은 그 사물의 형태로 변형된다고 합니다. (디피카에 있는 표현인데, 너무 멋있습니다.) 제가 명상을 할 때 깊은 집중이 일어나 현실에서 초월된다면 제 마음 또한 그 형태를 따르게 된다는 의미겠죠.  이러한 단계에 이를 때, 요가 수행자의 육체, 마음, 감각, 자아는 모든 것을 초월한 상태가 되어 지고의 행복 이외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다고 합니다. 

이 단락에 대한 설명으로 "바가바드 기타"에 나오는 크리슈나와 아르쥬나의 대화가 쓰여있는데요. 무척 인상 깊어 블로그에도 한번 남겨봅니다.

-아르쥬나 : 요가의 경지에 도달하려고 애를 썼으나 이루지 못한 사람, 또 신념은 갖고 있으나 그의 마음이 요가로부터 벗어나 방황하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은 어찌 되는 것입니까?

-크리슈나 : 정의로운 이에게는 어떤 악의 무리도 닥치지 않는다. 선을 행했던 사람은 오랫동안 천상에 살다가 다시 훌륭하고 순수한 집안에 태어난다. 어쩌면 깨달은 요기의 집안에 태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가정에 태어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전생에서 획득했던 지혜를 다시 얻을 것이고, 완벽한 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쉬지 않고 계속한 전생의 수행, 노력, 탐구로 인해 요기는 죄악으로부터 맑혀진 영혼을 갖고, 또 수많은 생을 통해 완벽함을 이루고 마침내는 지고의 목표, 해탈에 이르는 것이다. 요기는 금욕, 지식, 봉사의 길을 따르기만 하는 사람들보다 높은 차원을 경험한다. 그러므로 아르쥬나, 너는 요기가 되어라. 요기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요기는 신심으로 나(Me)를 숭배하고, 내(Me) 안에 그 마음이 머무는 자이다.

 

 

8. 사마디(Samadhi)

삼매입니다. 삼매는 수행자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명상의 절정에서 삼매(사마디) 상태로 몰입하게 되는데, 이때 육체와 감각 기능은 잠을 자는 것과 같은 안정을 맛보고 마음작용과 이성은 마치 깨어있는 듯 분명하지만 의식의 선을 넘어가 있습니다. '나' 또는 '나의 것'이라고 하는 감각이 없는 상태이지만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평화가 있습니다. 사마디를 경험한 현인들은 다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로지 심오한 침묵으로써 표현이 되는 이 상태를 말이나 글로 묘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자, 드디어 요가의 여덟 단계를 모두 톺아보았습니다. 저의 주관적인 해석이 일부 들어있으니 그 부분은 절반만 믿으시길 바랍니다. 😂 사실 처음 요가 수련을 시작할 때는 그저 아사나를 쫓기에 바빠 8단계나 되는, 그것도 추상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을 익힐 의지가 생기지 않았는데요. 수련을 이어나가며 다시 돌아보는 요가 이론은 정말 경이롭고 다시 한번 수행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네요. 이제는 이것이 단순히 이론에 지나지 않으며 제가 실제로 경험하고 체험해야 할 것들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갈 길이 매우 멀지만, 바가바드 기타에 나오는 크리슈나의 대답처럼 이번 생에 못 이루면 다음의 많은 생을 통해서라도 이루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이 재미없고 지루한 글을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마음 깊이 감사를 올립니다. 옴 샨티 샨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