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수련

요가와 채식, 세미 베지테리언이 되다

다함이 없는 등 2023. 7. 25. 22:24

요가를 하는 사람 중에는 왜 채식주의자가 많을까요?

아마도 요가의 계율 중 하나인 아힘사(비폭력)의 의미에 따라, 다른 생명 모두를 아끼고자 하는 이유가 클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요가를 오래 수련했음에도 아무거나 다 먹는 잡식인간이었습니다. 요가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계율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많고 즐거울 일이 없는 세상,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는 기쁨이라도 있어야 하잖아요?

 

 

식이조절을 시작하게 된 이유

저는 아직 채식주의자라고 하기에는 맞지 않으므로 그냥 '식이조절을 하는 수련자'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적었던 '아사나의 함정'을 깨달은 이후, 아사나 외 다른 수련과 수행의 세계를 알고 싶어졌어요. 그중의 하나로 식이조절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먹는 것은 곧 육체를 이루는 것인데, 먹는 것이 맑아야 몸에 맑은 정신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지금까지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었고 술도 좋아하기 때문에 저의 몸은 아마 매우 둔감한 상태일 것입니다. 조금 더 자극에 민감하고 좋은 수준의 기운을 담을 수 있는 몸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2023.07.16 - [요가 이야기] - 아사나의 함정, 몸의 한계를 인정하기

 

아사나의 함정, 몸의 한계를 인정하기

제가 처음 요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는 멋지고 아크로바틱한 자세가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거꾸로 서고, 발가락으로 머리를 터치하는 등 힘 있고 유연한 자세들을 익히면 멋있어 보이기도

ohm-shanti.tistory.com

 

 

 

당근 김밥 만들기 - 깻잎, 볶은 당근, 오이, 계란 지단

 

 

세미 베지테리언부터 시작

채식 식이조절에도 다양한 단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실듯합니다. 저는 가장 쉬운 단계인 붉은 고기(소, 돼지, 양 등)를 제한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조차도 저에게는 도전적인 단계이기는 합니다.

 

 

 

 

 

요리는 빵점이지만 김밥은 제법 예쁘게 잘 말아요.

 

맛있는 당근 김밥 - 가운데는 더덕 무침

 

 

 

붉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몸의 염증을 줄여준다고도 해요. 하지만 고기가 모두에게 나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는 곡식을 먹기 훨씬 전부터 육류를 먹어왔을 테니까요. 저는 사상체질로 따지면 소음인에 속하기 때문에 몸에 근육을 만들기가 어려워 충분한 단백질을 꼭 섭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고기를 어느 정도는 섭취해야 과학적으로 말하는 '건강'에는 가장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다른 목표가 있으니 제한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두 개인의 선택이죠.

 

 

 

 

밥은 잡곡밥을 좋아합니다.

 

 

남편이 없는 날 요리 못하는 나의 매우 허접한 식단 - 잡곡밥 위에 달걀프라이 + 된장찌개

 

 

많이 알려진대로 세미 베지테리언은 붉은 육류를 제외한 흰 육류(닭, 오리 등 가금류)와 달걀, 우유, 치즈, 생선, 해산물 등은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들로부터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목표대로 육체를 더 맑게 하기 위해서는 저것들도 모두 제한하고 완전 채식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아직은 입맛이 너무 속세의 입맛이라... 육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접근하려 합니다.

 

 

 

 

잡곡밥, 연어구이, 미역국, 마늘장아찌, 미역초무침

 

 

앗, 미역국에 소고기가 들어있네요. ^^; 이건 제가 세미 베지테리언이 되기로 결심하기 직전의 식단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먹은 소고기네요. 아무튼 위와 같은 식단에 미역국 고기만 빠지면 이것도 충분히 훌륭한 세미 베지테리언 식단이 될 것 입니다.

 

 

 

단호박 치즈구이

 

 

단호박, 닭가슴살, 양파, 치즈

 

 

너무 맛있어서 눈이 동그래졌던 식단입니다. 찐 단호박 안에 잘게 자른 닭가슴살과 양파, 약간의 파스타 소스를 섞어서 넣고,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에어프라이어에 그릇째 구운 것인데요. 포만감도 높고 제 입맛에 딱이어서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세미 베지테리언 식단으로 강추입니다.

 

 

 

 

 

간단 식단 - 김치볶음밥과 달걀프라이, 굴비

 

 

 

복날엔 백숙과 죽, 쌈채소

 

가금류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복날엔 백숙으로 든든하게 먹기도 했어요. 장기적으로는 닭과 오리도 서서히 줄여가야겠지요.

 

 

 

먹을 수 있는 것은 많지만...

지금으로서는 단지 붉은 육류만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먹을 수 있는 것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충동에 부딪히는 날도 오겠죠. 왜, 다른 맛있는 음식이 많고 많지만 고소한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간절한 날이 있잖아요. 새콤달콤한 탕수육은 벌써부터 땡깁니다..;; 그래도 삶의 목표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참아볼 생각입니다. 후기와 변화도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기록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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